이별의 제전도 없이 / 오남희 이별의 제전도 없이 /오남희 햇살과 바람으로 어우러진 긴 여정 속에 함께 한 정원과 감나무 풀빛 어우러진 정든 별자리 뒤에 두고 뒤뚱거리던 아기들 발자국이 아비가 되어 만리성을 쌓던 꽃피었던 집 이제 이별의 강을 건넌다 방울방울로 얼룩진 손때 묻은 세간들과의 이별에 먼지와 .. 좋은 시 2019.11.24
사랑의 전설 / 서정윤 사랑의 전설 / 서정윤 사랑은 아름다워라 그대 눈빛 보고 있으면 촛불이 다 타는 것도 잊고 떨리는 그림자를 숨기며 그냥 그대 앞에만 있고 싶어라 사랑은 굳건하여라 생각이 요구하는 어떤 것도 그대 향한 믿음의 나무보다 튼튼하지 못하고 한갓 말이 부리는 재주에 흔들리지 않는 사랑.. 좋은 시 2019.11.22
술 / 화운 임승진 술 / 화운 임승진 아버지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 매일 밤 기분 좋게 곤드레만드레 참으세요! 오늘 밤은 어머니의 끓는 가슴 터져버리면 어쩌시려고요! 좋은 시 2019.11.21
세월 (2) 세월 (2) 은백색 하얀 눈발 날리는 날에 푹신푹신한 눈길을 걸으며 즐거운 추억 한 줌 찾아 남사당 땅 밟았네 하늘 성냄에 알싸한 바람은 장터 국밥 마당 지나 노객 모자에 부서져 내리는 추억 잡기 바쁘다 객지 벗 늘 만나서 반갑고 지난 시절 질곡의 시간 속 이야기 백야절현 되어 와요 .. 좋은 시 2019.11.20
삼계팅 집에서 / 오남희 삼계팅 집에서 / 오남희 잔털도 가시지 않은 어린 생명들이 죽음이 뭔지도 몰랐을 뚝배기 안에서 육신을 제 지낸다 두려움에 맞이한 세상 끝 정지된 삶 속에 채워 넣은 허기진 배에 영양진 쌀과 밤 대추 마음놓고 기지개 한번 켤 수 없었던 옹색한 닭장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 좋은 시 2019.11.19
가을노래 / 이해인 가을노래 /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면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좋은 시 2019.11.17
하늘길 / 화운 임승진 하늘길 / 화운 임승진 늦겨울 저무는 하늘에 남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맨 앞 꼭지점을 선두로 양 갈래 줄을 섰다 앞에는 아버지 그 옆에 어머니 그리고 뒤를 따르는 여러 식구들 날개의 힘이 다하도록 앞서거니 뒤서거니 옛 터전 떠나가는 여정은 고달프지만 희망차다 끼룩... 끼룩... 끼.. 좋은 시 2019.11.15
시인과 촌장 / 박인수 시인과 촌장 / 박인수 뿌옇게 찌푸린 하늘 은백색 하얀 분말 날리고 순백의 기암절벽 위 틈새 핀 백송 한 그루 솜 모자 씌워 영혼마저 정화시켜 끈적한 삶 피해 밤새 은빛 눈꽃 핀다 새아침 도회지 지친 낭인들 넉가래, 삽 들고 알싸한 빙초산 같은 날에 시인과 촌장 되어서 좋은 시 201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