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둥지 / 오남희 적막한 둥지 / 오남희 홍천강 남이섬보트 위에 웃음과 눈물과 열정을 남겨놓고 낙엽이 되어 그대 떠났네 외로움에 묻힌 타고난 운명은 생 전체가 사해바다 작은 여섯 살 사랑이 그리워 목매어 울었지 일곱 살에 엄마 잃고 부인과 이별하고 자식과는 처절한 생이별 노을 빗긴 창문 열고 밤.. 좋은 시 2020.01.15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 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 좋은 시 2020.01.12
꽃자리 / 화운 임승진 꽃나리 / 화운 임승진 지난 밤 함박눈 내릴 때 감나무 가지마다 꽃이 피었다 말간 홍시 떨어진 꼬지 위에 소복 소복 쌓인 눈 해마다 봄이면 노오란 미소 만발했다가 연둣빛 얼굴로 아롱지고 주렁주렁 붉은 가슴 스러져 까만 인내 고인 자리 눈 시린 겨울 꽃이 되었다 노랗게 파랗게 빨갛게.. 좋은 시 2020.01.11
금수산 연가 / 박인수 금수산 연가 / 박인수 조선백자 자태 찾아 걸은 가을 인연 살푸시 머금은 미소 만물상 빚은 형상 위에 앉아 있네 소백산맥 머리 위에 울긋불긋 신비경 오색 수 비단 폭에 비친 잠깐의 햇살 위로 가냘픈 자태 뽐낸다 전망대 상탕, 중탕, 하탕 선녀들은 머리에 저 신선봉 위로 솟았나 옆 병풍.. 좋은 시 2020.01.10
천상의 그리움 / 오남희 천상의 그리움 / 오남희 하얀 바람으로 불어오는 고통의 땅을 떠난 자유인의 영혼이 그림자로 서성이고 있네 양심을 접은 무리 그 탐욕에 한생이 무너져 검은 수면으로 흩어진 숨결들 시간에 멈춰버린 뭇 자국들의 넋이 찬비로 이 땅을 울리는데 쇠잔해진 상처마저 부빌 곳 없는 남아 있.. 좋은 시 2020.01.09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森林帶)를 끼고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 좋은 시 2020.01.06
가장 고귀한 이름 / 화운 임승진 가장 고귀한 리름 / 화운 임승진 귀한 생명을 품었어라 힘을 다해 길렀어라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 남겨주기 위해 살과 피를 나누어주신 그 이름 엄마! 어머니! 어린 목숨 소중히 품으시던 날 더울 때에 땀 흘려 식혀주시고 추울 때에 가슴으로 안아 키우시던 몸 사랑의 이름으로 제물.. 좋은 시 2020.01.05
세월의 강 / 박인수 세월의 강 / 박인수 샛강 뒤로 펼쳐진 신장로 가끔 사물의 조화 변동시키는 자동차 물결 그 뒤 과수원 배꽃 사랑 추억 향기 떠올린다 좌, 우측 산속 정적 시샘하는 뻐꾸기 울음 그 뒤 온갖 새들의 지저귐 가끔 불어오는 늦바람에 하이얀 피맺힌 한 이별 여행 준비에 꽃가루 날린다 일개미 .. 좋은 시 2020.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