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부르시면 / 오남희 날 부르시면 / 오남희 어느 날 부르시면 나는 고요히 잠이 들리라 한세상 여행길 울고 웃는 일 많아 심심치 않았노라고 해와 달과 바람과 구름과 눈과 비 새소리와 꽃들 보내 주시어 행복했노라고 잠시잠간 여행 온 이승의 나라 욕심부릴 일 아니다 자연으로 돌아가 꽃이 되리니 아름다운.. 좋은 시 2020.01.30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 좋은 시 2020.01.27
가마솥 눈물 / 화운 임승진 가마솥 눈물 / 화운 임승진 가마솥이 울고 있다 마당 한켠 외돌아 앉아 타는 불길 끌어안고 울고 있다 고난이든 시련이든 기꺼이 품 안에 받아들고 돌로 쌓은 화덕 위에 올라앉으면 미친 듯 춤을 추는 장작불에 둥그런 솥 가장자리 끓어 넘치는 눈물이 여러 가닥이다 뜨거운 실개천으로 .. 좋은 시 2020.01.26
외로운 시인 / 오남희 외로운 시인 / 오남희 -황송문 시인 마철저 뼈를 깎는 치열한 시심이란 미학의 정신으로 열사의 사막도 두려워하지 않고 외롭게 한길을 고집해 온 노정 달과 별 바람과 구름 노래하는 풀벌레 날개짓까지 이슬로 감성을 깨우며 후학들을 푸른 바람으로 길러낸 녹색 시인은 들녘의 흙냄새.. 좋은 시 2020.01.21
청바지와 메리야스 / 박덕규 청바지와 메리야스 / 박덕규 파랗게 질린 청바지가 세탁기 나와 빨랫줄에서 어지러워 죽는 줄 알았가. 란 말에 하얗게 질린 메리야스가 그까짓 것 가지고 뭘 그래 난, 물에 삶아지고도 모자라 까무러치도록 방망이로 두들겨 맞았어! 바지랑대 앉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고추잠자리 좋은 시 2020.01.20
구두 닦는 소년 / 정호승 구두 닦는 소년 / 정호승 구두를 닦으며 별을 닦는다 구두통에 새벽별 가득 따 담고 별을 잃은 사람들에게 하나씩 골고루 나눠 주기 위해 구두를 닦으며 별을 닦는다 하루 내 길바닥에 홀로 앉아서 사람들 발 아래 짓밟혀 나뒹구는 지난밤 별똥별도 주워서 닦고 하늘 숨은 낮별도 꺼내 닦.. 좋은 시 2020.01.19
엄마 목소리 / 화운 임승진 엄마 목소리 / 화운 임승진 엄마가 부르면 아주 멀리 있어도 다 보인다 아득한 꿈속에서도 나를 부르면 엄하지만 따스한 모습 미쳐 대답하기도 전 가슴에 먼저 와 박힌다 그 얼굴 뵈지 않아도 이미 잘 보인다. 좋은 시 2020.01.18
조령천의 밤 / 박인수 조령천의 밤 / 박인수 늦은 저녁 어두운 조령천에 야광등 비추니 하늘 수놓은 벌갱이 그 뒤 물고기 자맥질 시원한 물줄기 따라 떨어지는 인공폭포 물 풍광 그곳에 배 띄우고 휘영청 달 밝은 밤 온천교 너머 인공 암벽장 스릴 만끽 아이 쇼핀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탁사발 한 잔 하며 세상사.. 좋은 시 202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