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화운 임승진
어버이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
소슬한 밤마다 반짝이는 별
시린 손발 감싸주는 울타리 되어
온기론 전해질 때마다 눈물로 흐른다
하나가 멀리 떠나도
파고드는 그리움에 잠 못 들고
하나가 아파도
다른 몸뚱이네 푸른 멍이 든다
한 꼬투리에 담겨 있다가
그 꼭지 떨어지면
뿔뿔히 흩어져 죽기까지
돌아가지 못하고 울먹이는 낱알들
건너가지 못하는 강이 있어도
매일 쪽배 띄우며 안부를 묻는다
애튿하게 한입 넣어주는
밥숟갈 하나로 배가 부르고
보면 볼수록 좋으면서
못견디게 측은한 제 살붙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잎으로 붙어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
사랑이란 이름으로
심장 깊이 뿌리내리는 붉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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