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정점에서 / 오남희

운우(雲雨) 2020. 3. 12. 18:01

정점에서 / 오남희

 

 

무거운 시간을 안고

지구를 돌아온 네 번의

발자국엔 샘물이 고여 흐르네

 

 

질곡의 세월들을

감싸 안아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피안의 저편

 

 

매운 바람이 등을 밀어

달려온 시간은 혹독했네

 

 

고난을 이겨낸 정점에서

나는 환호를 외치지 못했네

더 겸손하라고 내밀어 주신 손

 

 

갚을 길 없는 주님의 은혜

가슴 밑바닥 잔잔한

화폭에 그분 말씀을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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