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이별의 제전도 없이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11. 24. 21:06

이별의 제전도 없이 /오남희

 

 

햇살과 바람으로 어우러진

긴 여정 속에 함께 한 정원과 감나무

풀빛 어우러진 정든 별자리 뒤에 두고

 

 

뒤뚱거리던 아기들 발자국이

아비가 되어 만리성을 쌓던 꽃피었던 집

이제 이별의 강을 건넌다

 

 

방울방울로 얼룩진

손때 묻은 세간들과의 이별에 먼지와

낡은 집기들 치맛자락에 매달린다

 

 

제집처럼 날아와 온 식구  불러대

홍시감을 쪼면서 수다 떨던

까치 떼들도 긴 침묵에 잠겼다

 

 

이별의 제전도 없이 떠나온 정든 집

우리 드디어 너를 떠난다

이제 새로 태어날 너를 다시 만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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