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 / 오남희
바다가 뭍으로 이동해 왔다
하루종일 술렁대는
작은 함지박 죽음의 항구
갈매기 울음도 멈춘
삭막한 이곳 여정의 끝
한때는 뜨거운 가슴으로
산호를 누비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었을 삶
그들 심장 위에서
날카로운 칼춤이 난무하는
비극의 무대는 침묵한다
한 잔의 음복도 없는 서늘한
사선의 구만리 속에
정지된 시간 위에서
질펀하게 고이는 핏자욱
대절은 자본의 초상이
항구를 돌아 블 랙 홀 깊숙이
몸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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