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어시장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11. 7. 08:52

어시장 / 오남희

 

 

바다가 뭍으로 이동해 왔다

하루종일 술렁대는

작은 함지박 죽음의 항구

 

 

갈매기 울음도 멈춘

삭막한 이곳 여정의 끝

 

 

한때는 뜨거운 가슴으로

산호를 누비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었을 삶

그들 심장 위에서

날카로운 칼춤이 난무하는

비극의 무대는 침묵한다

 

 

한 잔의 음복도 없는 서늘한

사선의 구만리 속에

 

 

정지된 시간 위에서

질펀하게 고이는 핏자욱

대절은 자본의 초상이

항구를 돌아 블 랙 홀 깊숙이

몸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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