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섬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10. 21. 19:31

섬 / 오남희

 

 

도학자나 다름없다

바다에 가부좌 틀고 세상을

지켜보는 예리한 눈

 

 

소식 물어 나르는 갈매기

밤마다 빛으로

토해 내는 별들의 하늘 이야기

등대의 타전에도 바쁜 일상의 섬

 

 

풍어를 알리는 뱃고동 소리에

섬은 폭풍우에 가지 꺾인 나무처럼

생채기 난 가슴을

어부의 손길에 얹는다

 

 

깊이모를 저 바다 너머

구만리 창공에 푸른 노랫말을

침묵으로 날려 보내는 섬의 악보

물결이 잠잠하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 죽으면 / 화운 임승진  (0) 2019.10.23
태백산 / 박인수   (0) 2019.10.22
다듬이 소리 / 박덕규  (0) 2019.10.20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0) 2019.10.19
반려동물 / 화운 임승진  (0) 2019.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