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오남희
도학자나 다름없다
바다에 가부좌 틀고 세상을
지켜보는 예리한 눈
소식 물어 나르는 갈매기
밤마다 빛으로
토해 내는 별들의 하늘 이야기
등대의 타전에도 바쁜 일상의 섬
풍어를 알리는 뱃고동 소리에
섬은 폭풍우에 가지 꺾인 나무처럼
생채기 난 가슴을
어부의 손길에 얹는다
깊이모를 저 바다 너머
구만리 창공에 푸른 노랫말을
침묵으로 날려 보내는 섬의 악보
물결이 잠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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