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동행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10. 9. 18:25

동행 / 오남희

 

 

휘몰이로 휘모는 공포의 바람

삶과 죽음의 상한선에서

손 뻗으면 잡힐 것 같은

에베레스트 꿈 속의 봉우리가

산사나이들에게 유혹의 몸짓을 한다

 

 

핏발 선 그들 이마 위에 최후

승리라는 마의 깃발을 나부낀다

 

 

어깨가 저리도록 무거운

배낭을 걸맨 채

황소처럼 느린걸음으로 오르는 저 길은

죽음을 안고 가는 생의 블 랙 홀

 

 

고드름이 달린 하얀 눈섭 위에

외롭고 무거운 태초의 발자국 위에

하늘 끝에서 잠시 비추던 햇살

뼈마디 부딪히는 소리가 토닥이며

여정을 동행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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