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오남희
휘몰이로 휘모는 공포의 바람
삶과 죽음의 상한선에서
손 뻗으면 잡힐 것 같은
에베레스트 꿈 속의 봉우리가
산사나이들에게 유혹의 몸짓을 한다
핏발 선 그들 이마 위에 최후
승리라는 마의 깃발을 나부낀다
어깨가 저리도록 무거운
배낭을 걸맨 채
황소처럼 느린걸음으로 오르는 저 길은
죽음을 안고 가는 생의 블 랙 홀
고드름이 달린 하얀 눈섭 위에
외롭고 무거운 태초의 발자국 위에
하늘 끝에서 잠시 비추던 햇살
뼈마디 부딪히는 소리가 토닥이며
여정을 동행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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