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2월에 / 박인수

운우(雲雨) 2019. 10. 5. 09:06

12월에 / 박인수

 

 

억새 우거진 들녘 산허리에

초겨울 찬 서리 내려앉으니

오색 단풍도 오롯이 저문다

 

 

잿빛 하늘 밑

앙상한 나목들

논두렁 사이로 난 작은 길

눈에 익숙한 잡초한 무더기

동장군 흔적에 반항한다

 

 

흘린 땀방울 뒤

공허가 온 가슴을

헤젭고 돌아간 공간에

산수유 열매가

계절의 가슴에

허무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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