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슴 / 노천명

운우(雲雨) 2019. 9. 13. 10:43

사슴 /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젊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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