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 길에 있었던 일
아침 출근 길이다.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는 중이었는데 웬 할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힘이 없으니 한 계단을 오르고 쉬고 잠시 쉬었다
가 다시 한 계단을 오른다.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힘들어 하는 모습에 내가
짐을 번쩍 들고 전철을 타는 곳까지 갖다 주었다.
할머니는 너무 고마워 어쩔줄을 몰라 했지만 나
는 아무 말 없이 내 갈 길을 걸으며 생각을 했다.
문득 떠오르는 것은 송강 정철의 옛 시조 한 수
였다.
"이고 진 저 눍은이 짐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인들 무거울까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 조차 지실까"
지금이야 노인이라도 노인 같지 않은 세상에 있
다. 얼굴로 봐서는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는 세
상이 되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쓸쓸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의(不義)와 정의(正義) (0) | 2019.03.28 |
---|---|
치료사 (0) | 2019.03.26 |
친구 (0) | 2019.03.24 |
스며드는 사랑 (0) | 2019.03.20 |
인류는 핵이 아니라 공해로 멸망한다 (0) | 201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