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꿈
천년의 꿈이 서린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로 정했던
익산의 미륵사지를 두번째로 찾았다.
흔적만이 서린 미륵사지를 찾으니 무수한 돌들이
옛 백제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돌 하나 하나가 백제의 꿈이 서렸던 옛이야기를 나
에게 해주고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절터, 무너진 돌들의 잔해만 남아 있
는 동탑, 그리고 불에 타서 터만 남은 목탑의 빈터와
무너져 가던 서쪽의 9층 석탑을 복원해 복원해 일부
의 흔적이 사라진 채 우뚝 서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미륵산 밑의 미륵사지 절터와 진열된 박물관의 옛
것을 보며 찬란했던 백제의 영화를 보는듯 했다
기와 하나 하나에 새겨진 문양들이 어찌나 정교하고
아름다운지 가탄이 절로 난다
금으로 세공된 여인네들의 악세사라부터 보석으로
만든 모든 것들이 함께한 일행들도 감탄을 할 뿐이
다
미륵사지를 떠나 왕궁터를 찾았다
넓은 평원에서는 아직도 왕궁터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고 그 모습을 5층 석탑만이 우뚝 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문득 야은 길재의 한 시조 한 수가 떠오른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도 영화로웠던 고려 왕조를 떠올리며 페허속에서
이 시조를 읊었으리라
나는 길재의 시조를 입속으로 웅얼거리며 서산으로 기
우는 해와 함께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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