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도독
완두콩이 덩쿨에 다닥다닥 달렸다.
거둘 때가 된 것을 알기에 거두려 했지만
비가 내려 거두질 못했다.
저녁에 들어오며 밭에 들려 완두콩을 따오려
했지만 콩이 덩쿨에서 없어지고 말았다.
어떤 사람이 콩을 모두 따간 것이다.
아침에 나올 때 다닥다닥 붙었던 콩은 덩쿨만
덩그런이 있는 채 콩은 모두 없어지고 말았다.
허탈했다.
나누어 먹으려 한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도적질 당하려 농사를 지은 것
은 아니었다.
기분은 나쁘지만 없어진 것을 어디에서 찾으랴.